빚진자TV 말씀묵상나눔

[주저리주저리] 십자가 곰방지고 가는 그리스도인 본문

그냥 내 생각 끄적인 글 모음

[주저리주저리] 십자가 곰방지고 가는 그리스도인

빚진자TV 2024. 8. 28. 21:17
반응형

- 곰빵이라고 들어보셨나요?

공사현장, 속칭 노가다 현장에서는 곰빵이라는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건축에 필요한 자재들을 직접 몸을 사용해서 운반하는 일을 일컬어 곰방, 혹은 곰빵이라고 부르죠.

기계나 장비가 물건을 가져다줄 수 없는 현장에서 주로 사람이 그 일을 수행하게 됩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이나 지게차나 트럭이 갈 수 없는 좁은 길목이 있는 현장에서 일을 하게 되죠.

육체적으로 고단한 일이기에 일당도 다른 집부인력에 비해서 높기 책정되기에 수입은 쏠쏠한 편입니다만, 몸을 쓸 줄 모르는 사람이 함부로 도전했다가는 하루 일하고 이틀을 쉬게 되어버리는 일입니다.

그만큼 육체적으로 고된 일이라는 뜻이겠지요.

함께 곰빵 일하는 다른 일용직 분들 중에 간혹 교회 다니시는 분을 만나게 되면 가끔 던지는 농담이 있습니다.

"예수님도 십자가 곰빵 하시다 힘드셔서 로마 군인이 중간에 인부 하나 더 붙였을 정도로, 곰빵은 하나님의 아들에게도 힘든 일 아니었겠습니까. 반장님 훌륭한 일 소화하고 계십니다."

그럼 허허 겸연쩍게 웃으시고는 다시 짐을 짊어지고 일을 이어나갑니다.

..

..

..

농담이 재미가 없었나봅니다..

결국 가져가야 할 최종 목적지에 마지막 짐을 내려놓을 때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후련함이 있습니다.

그리고 흘린 땀을 닦아내며 마시는 이온음료 한잔은 그렇게 달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이 마치고 나면 받게 되는 평소보다 몇 만원 추가된 더 큰 일당은 곰빵일에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큰 기쁨이기도 합니다.

- 그리스도인은 모두 자기 십자가를 지고 가는 곰빵인부들..

생각해보면 우리 모두는 인생의 곰빵인부라고 봅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가 자신이 짊어져야 할 십자가를 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중이죠.

또 무리에게 이르시되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눅 9:23)

그 십자가가 무엇인지, 어떤 의미인지는 성경을 더 묵상하고 공부해야 할 주제이기에 정확히 지금 그 의미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곰빵일을 하면서 제가 느낀 건...

우리는 등에 십자가를 짊어지고 어디론가 향하는 길이며,

목표한 곳에 다다를 때에는 큰 기쁨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또한 그 길은 혼자 가는 길이 아닙니다.

신앙 공동체의 일원들, 함께 그 길을 가는 친구들이 서로에게 시덥잖은 농담도 던지고 격려도 하며 힘든 지체를 이끌어주기도 합니다.

그 공동체와 함께한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가는 그 길에

내가 속한 교회의 공동체가 함께 있음에 감사하며,

홀로 걸어가는 길이 아니라는 것에 더욱 감사한 저녁입니다.

내일은 또 무슨 일이 기다릴지 알 수는 없지만 하루하루 주어진 일이 최선을 다하렵니다.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날마다 예수를 닮아가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