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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묵상나눔 004] 우리에게 해로운 교회봉사 이야기 - 마리아와 마르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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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묵상나눔 004] 우리에게 해로운 교회봉사 이야기 - 마리아와 마르다

빚진자TV 2020. 6. 16. 17:53

 

 

(10:38) 그들이 길 갈 때에 예수께서 한 마을에 들어가시매 마르다라 이름하는 한 여자가 자기 집으로 영접하더라

(10:39) 그에게 마리아라 하는 동생이 있어 주의 발치에 앉아 그의 말씀을 듣더니

(10:40) 마르다는 준비하는 일이 많아 마음이 분주한지라 예수께 나아가 이르되 주여 내 동생이 나 혼자 일하게 두는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시나이까 그를 명하사 나를 도와 주라 하소서

(10:41) 주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마르다야 마르다야 네가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하나

(10:42) 몇 가지만 하든지 혹은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 마리아는 이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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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매가 있습니다.

 

교회에서 매우 열심히죠.

 

이 자매 청년은 그 누가 봐도 정말 열심입니다.

 

토요일에는 청년부 예배가 있습니다.

 

청년부에서도 임원직을 맡고 있는 이 자매는 예배시간에는 반주 봉사로, 예배 이후에는 소그룹 리더로, 이후 저녁시간에는 임원회의로 토요일 하루를 보낸 뒤, 다음 날 있을 주일예배의 찬양 피피티를 만들고 나서야 집을 향합니다.

 

주일 아침이면 일찍 일어나 오전 9시 청소년부 예배에 피아노 반주부터 시작해서, 학생들과의 성경 공과공부 모임이 끝나면 11시 예배의 성가대에서 활동을 합니다.

 

점심식사 시간 이후에는 성가대 연습을 진행하고 오후 2시부터는 오후예배의 찬양팀 피아노를 섬깁니다.

 

목사님을 비롯한 교역자들과 성가대 지휘 장로님, 청년회장 등 모두가 이 자매의 열심과 섬김을 칭찬하며 고마움을 표시합니다.

 

바쁘고 고된 평일의 일상을 보내지만, 토요일과 주일의 봉사 역시 게을리하지 않는 자매입니다.

 

이 자매를 바라보며 그 누가 칭찬을 아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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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이 자매는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원하는 성도의 이상적인 모습일 것입니다.

 

특히나 이런 일꾼을 보내주소서 기도하시는 교역자들도 많을 것이라 예상되네요.

 

물론 정말 보기 좋은 모습입니다.

 

하나님이 귀히 여기시며 예뻐하실 귀한 일꾼입니다.

 

그 수고한 손길과 섬김을 하나님은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늘 본문의 누군가와 꼭 닮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마르다와 매우 겹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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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와 마르다의 신앙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가 자주 들어오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을 섬기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며 여러가지로 바삐 움직였던 마르다의 모습과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며 예수님 가까이에 앉아서 여유롭게 말씀을 듣고 있는 마리아의 모습.

 

여기에서 예수님은 마리아를 조금 더 칭찬하며 아껴주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자면 교회를 위해 더욱 열심히 섬기고 봉사하고 수고하는 그 사람이 더 좋은 신앙이지 않을까요?

 

열심히 봉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교회의 예배에만 출석해서 목사님의 말씀만 쏙 듣고 예배가 끝나면 아무 봉사도 하지 않는 사람이 얄미워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 마르다도 예수님께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주여 내 동생이 나 혼자 일하게 두는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시나이까 그를 명하사 나를 도와 주라 하소서”(10:40)

 

물론 마리아가 교회에서 아무 봉사는 하지 않고 말씀만 듣고 가는 그런 수준의 신앙는 아니지요.

 

마리아는 전적으로 예수님을 따르고 사랑하는 그런 여인이었으니까요.

 

그럼에도 예수님이 마리아의 편을 들어준 것은 마르다의 입장에서 보면 이해가 되지 않을 법도 합니다.

 

지금의 교회로 치면 더 열심히 교회봉사와 섬김을 하는 사람의 말을 들어줄 법도 한데요...

 

이거 공정하지 않은 상황이 아닙니까?

 

열심히 일하는 사람의 편이 아닌, 그저 말씀만을 들으며 아무 봉사도 하지 않고 예배에만 앉아있는 사람의 편을 들어주는 목사님이라뇨..

 

지금 예수님의 행동이 납득이 안가는 분들이 분명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예수님의 마음을 알아야겠죠.

 

그 마음을 알기 위해서 이번에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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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목사님은 이 열심이었던 자매의 집에 심방을 가게 되었습니다.

 

자매가 새 집으로 집들이를 하게 되어 가정 예배를 드리며 목사님을 대접해드리고 싶다고 하여 목사님과 교역자들은 자매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목사님은 정성을 다해 이 자매를 위해서 말씀을 준비했습니다.

 

특히나 이 자매의 현실적인 문제 중 하나였던 연애와 결혼에 관련된 내용으로 말씀을 준비했고 본문은 아가서의 말씀의 시작이었죠.

 

그리고 조금 더 일상의 예화를 들어가며 배우자를 골라야 할 때에 조심해야 할 점 등의 자매에게 유익한 이야기를 준비해왔습니다.

 

평소 이 자매에게 너무나도 고마운 마음이 있었던 목사님이었기에, 이 자매의 인생에도 정말 도움이 될 이야기로 가득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주고 싶은 마음이었겠지요.

 

마치 아버지가 딸의 인생을 위해 걱정하는 마음과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르침을 전하고자 하는 것처럼 말이죠.

 

목사님에게는 이 성도를 정말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그럴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만일 그렇지 않은 삯꾼 목자의 모습이었다면, 풍성한 음식이나 대접받고, 기도나 좀 해주고 돌아오면 그만이었겠지요.

 

하지만 이 목사님은 그렇지 않았죠.

 

성도를 진심으로 하나님의 말씀으로 옳은 길로 인도하고자 하는 열정이 있는 목사님이었고, 게다가 평소 정말 아끼던 자매의 집에 방문하여 드리는 가정 예배였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이 청년 자매를 위한 말씀을 준비했을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집에 도착해서 자리를 잡은 목사님은 조금 당황했습니다.

 

간단하게 찬양하고 말씀을 읽고 전하려는데, 이 자매의 온 신경은 주방을 향합니다.

 

자신이 정성껏 준비한 식사가 식을까 걱정하고 있는 것이죠.

 

목사님은 덩달아 초조해집니다.

 

자매를 위해서 많은 자매의 인생에 도움이 될 이야기를 꺼내어 이야기하지만, 말씀 도중 자매가 잠시 조용히 일어나 주방에 가서 가스레인지에 올라간 국을 데워두고 다시 자리에 와 앉습니다.

 

잠시 뒤에는 또 너무 오랜 시간 불을 켜놓았던 것인지 일어나 이번엔 불을 끄고 돌아와 앉습니다.

 

자매의 머리 속엔 밑반찬부터 시작해서 메인 음식까지, 그리고 마지막 후식과 차가 나와야 할 타이밍을 계산중이었던 것입니다.

 

분주하고 정신이 없습니다.

 

목사님의 말씀에 집중되지 않습니다.

 

결국 목사님은 준비한 설교를 다 마무리하지 못하고 식사를 해야만 했습니다.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온 목사님은 대접은 거하게 받았습니다만, 육신이 배부른 만큼 마음은 채워지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그 이후 교회에서 열심인 그 자매를 볼 때마다, 목사님은 그 자매의 수고로움이 조금 걱정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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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지금 우리 교회의 많은 일꾼들은 보면서 어떻게 생각하고 계실까요?

 

물론 저는 지금 교회에서 열심히 섬기고 많은 일을 감당하는 성도님분들이 잘못되었다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마음이 분주하다는 데에 있습니다.

 

성경에서 마르다가 일이 많아 분주하다는 표현이 여러가지의 번역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어떤 번역에는 마음이 분주하다고 표현되어 있는 반면, 어떤 번역에는 섬기는 일이 많아 마음이 괴롭다 표현했습니다.

 

또 영어성경의 어떤 번역에는 'distracted'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마르다의 마음이 흐트러져 집중되지 않아 산만한 상태임을 표현합니다.

 

교회에서 섬기는 일이 많고 많은 봉사를 감당한다는 것은 물론 좋은 일입니다.

 

당연히 칭찬받을 일이죠.

 

하지만 그로 인해 마음이 분주해지고 산만해져 하나님의 말씀에 집중하지 못하고 거기에 섬기는 일로 인해서 괴로움까지 있다면 이는 더이상 좋은 일이 되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것이 예수님께 나아가는 데에 방해가 되어버리고 말죠.

 

그리고 그 상태가 계속된다면, 어쩌면 마르다처럼 열심히 일했던 성도들은 점점 마리아와 같은 성도들을 향해서 이야기하게 될 것입니다.

 

왜 당신은 아무것도 안 하고 말씀만 듣고 앉아있습니까? 교회에 왔다면 봉사를 해야 마땅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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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성도님들이 성가대로, 찬양단으로, 교사로, 식당봉사로, 행사진행으로, 주차위원으로, 안내위원으로, 각 자리에서 소중한 마음으로 봉사해주시고 계십니다.

 

그 모든 섬김과 봉사는 하나님께서 반드시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그 수고로움에 대해서 반드시 "잘하였도다, 내 충성된 종아."라고 말씀해주실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기억하셔야 할 것은, 교회는 봉사를 하기 위해서 가는 곳이 아닙니다.

 

교회의 가장 중요한 존재 목적은 봉사가 아닙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와 하나님 말씀의 교육입니다.

 

봉사로 인하여 여러분의 마음이 괴롭고 예배와 말씀에 집중할 수 없게 된다면, 그리고 다른 봉사의 자리에 참여하지 않는 성도들을 원망하는 마음까지 올라오게 된다면, 저는 감히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봉사가 아닙니다.

 

마르다야 마르다야....

몇 가지만 하던지 혹은 하나만 하더라도 나는 만족한다..

이리와 나의 말을 듣고 내가 들려주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보지 않으련?

함께 와서 앉아, 나의 가르침을 들어보렴.

수고로움도 봉사도 나는 너무 고맙단다.

하지만 지금은 그보다는 너와 함께 하나님의 말씀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고 싶구나...

 

내가 하는 이야기에 귀를 귀울여주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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