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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묵상나눔 045] 세상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 용서받았으나 용서받지 못한 자 - 에서를 만난 야곱의 이야기 본문
쌍둥이로 태어난 형 에서와 동생 야곱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야곱은 에서의 축복을 빼앗아 에서의 분노를 사게 되었죠.
에서의 분노를 피하기 위해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20년의 세월을 보내며 몸을 피하던 야곱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에서를 만나기 전날 밤, 야곱은 하나님과 씨름하며 이스라엘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게 되었고, 그렇게 자신을 미워했던 형 에서와의 만남을 이제 앞두고 있습니다.
오늘 묵상은 여기에서 시작합니다.
함께 나누실 말씀은 창세기 33장 3절과 4절 말씀입니다.
자기는 그들 앞에서 나아가되 몸을 일곱 번 땅에 굽히며 그의 형 에서에게 가까이 가니
에서가 달려와서 그를 맞이하여 안고 목을 어긋맞추어 그와 입맞추고 서로 우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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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은 에서를 만나기 전, 에서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한 예물을 미리 준비했습니다.
수많은 염소와 양, 낙타와 소와 나귀 등의 가축들을 세 무리로 나누어 에서에게 먼저 보냈죠.
야곱은 각 예물 가축 무리를 이끄는 자신의 사람들에게 에서를 만나면 이것들이 에서에게 보내는 야곱의 선물이라 말하라고 명령하죠.
행여나 에서가 아직 자신에 대한 미움의 마음이 있다면 이런 선물로 그 마음을 풀어주기 위한 야곱의 생각이었습니다.
야곱은 에서를 만나는 것이 평화로운 만남이 되리라는 확신이 없었습니다.
과거 자신이 형 에서에게 저지른 일이 무엇이었습니까?
형에게 떡과 팥죽을 주면서 장자로서의 명분을 거래해 빼앗습니다.
그리고 아버지 이삭을 속여 에서가 받게 될 축복을 가로채 빼앗습니다.
당시 에서의 분노는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성경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의 아버지가 야곱에게 축복한 그 축복으로 말미암아 에서가 야곱을 미워하여 심중에 이르기를 아버지를 곡할 때가 가까웠은즉 내가 내 아우 야곱을 죽이리라 하였더니”(창 27:41)
에서는 야곱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분노하게 되었던 것이죠.
또한 야곱은 에서가 400명의 장정을 거느리고 자신에게 오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그러니 에서를 만나는 야곱의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나를 죽일지도 모르는 사람을 만나고자 하는 야곱의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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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을 묵상하며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야곱이 꼭 에서를 만나야만 했을까?
왜 굳이 나를 죽일지도 모르는 사람을 만나야 할까?
왜 야곱은 그렇게 에서를 만나기 위해 많은 예물을 준비하고 그 미움의 마음을 달래려는 노력을 감수했을까?
하나님은 우리에게 성경을 통해서 어떤 가르침을 주시고자 이 이야기를 기록하셨을까?
우리가 오늘의 이야기에서 야곱의 어떤 모습을 본받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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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제가 야곱이었다면, 저를 죽일지도 모른다는 사람은 만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무섭잖아요.
하지만 야곱은 에서를 만나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에서에게 용서를 구하는 일이죠.
야곱이 이스라엘이라는 위대한 이름을 칭함을 받고 난 뒤 행한 첫 번째 행보는 에서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었다는 사실이 바로 오늘 성경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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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묵상에서 우리는 야곱이 이스라엘의 이름을 받게 되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 그리스도인이 의인이라 칭함을 받는 것이 우리의 노력이 아닌 하나님의 일방적인 사역임을 묵상했습니다.
그리고 비록 지금 당장 그 모습은 칭함을 받은 그 이름에 어울리는 모습이 아니라 하더라도, 야곱은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자 변화되어가야 하며,
우리 역시도 의인이라 칭함을 받은 자로서 매일 성령의 도우심을 따라 성화의 과정을 밟아가야 한다는 묵상을 나눴죠.
오늘 에서를 만나는 야곱의 모습을 통해 성경이 우리에게 말해주고자 하는 것은 하나님께 죄를 용서받아 의인이라 칭함을 받은 사람들이 밟아야 할 다음 단계가 무엇인지를 알려주고자 하신 것은 아닐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야곱이 어쩌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위대한 이름을 얻게 된 뒤의 다음 행보가 형제의 용서를 구하는 것이었다면,
우리 기독교인들도 비록 우리의 삶은 죄인의 삶이지만, 오직 은혜로 의인이라는 일컬음을 받게 된 뒤의 다음 행보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오늘 본문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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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영화대상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밀양'이라는 2007년 작의 영화가 있습니다.
개봉 당시 기독교계에 큰 파장을 일으킨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때 신앙생활을 하셨던 분들이라면 아마 이 영화를 알고 계실 것입니다.
영화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신애라는 주인공이 유괴범에게 아들을 유괴당한 뒤, 기독교를 믿고 이 유괴범을 용서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게 됩니다.
그래서 자기 아들을 살해한 이 유괴범을 찾아 그가 수감 중인 교도소에 가서 면회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유괴범도 교도소에서 하나님을 믿게 되었다면서 오히려 주인공에게 자기 간증을 늘어놓습니다.
그리고 유괴범은 자신의 죄가 용서받았다는 말을 주인공에게 던지죠.
주인공 신애의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자신은 그를 아직 용서하지 않았는데, 하나님이 그를 용서했다는 말을 유괴범이 자기 입으로 하는 겁니다.
그것도 아주 뻔뻔하게 평온한 얼굴을 하며, 마치 자신의 영혼은 자유를 얻게 되었다는 표정으로 말이죠.
그런 얼굴로 자신이 만난 하나님에 대해서 주인공 신애에게 간증하는데, 주인공의 입장에는 그가 얼마나 가증스럽게 느껴졌을지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모두 공감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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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유괴범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죄를 용서받고 구원의 기쁨에 감격하며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우리의 고백은 영화에서 나오는 유괴범의 간증과 비슷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오늘의 본문의 주인공, 야곱을 본받지 않는다면요.
맞습니다. 하나님은 죄인인 우리를 의인이라 칭하셨습니다.
그런데 우리 주변 이웃들은요?
만일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 전, 나의 죄로 인해 상처받고 피해받은 사람들이 있다면,
오늘 야곱이 죽을 위험을 감수하고 에서를 만나 용서를 구하고자 하는 용기 있는 모습을 우리가 본받읍시다.
물론 지혜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야곱이 에서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미리 선물을 준비해 보냈던 것처럼 말이죠.
무턱대고 나를 미워하는 누군가에게 다짜고짜 연락해서는, 할 이야기가 있으니 만나자고 하면 당연히 싫어하겠죠.
하지만 그렇게 용기를 내어 그들의 용서를 구한다면 그 다음은 하나님이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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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이 두려운 마음을 가지고 에서를 만납니다.
오늘의 본문에서 야곱이 눈을 들어 보니 에서가 400명의 장정을 거느리고 오고 있었다고 기록합니다.
야곱은 땅에 몸을 일곱 번 굽히며 에서를 만나러 갑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에서가 달려가서 야곱을 끌어안고 우는 것입니다.
그 불같은 성격의 사냥꾼이었던 에서가 달려와서 야곱을 끌어안고 입 맞추고 눈물을 흘립니다.
감동적이지 않나요?
이는 하나님이 개입하시고 간섭하신 일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용서받은 사람으로서 또한 우리의 형제들에게 용서받고자 기꺼이 용기를 낸다면,
그 뒤의 일은 하나님께서 좋은 길로 인도하실 것이라 확신합니다.
만일 우리가 형제에게 용서를 구할 때, 그들이 우리를 용서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결과와 상관없이 그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은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그 후에 하나님께 드려지는 삶의 예배는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예배가 되리라 믿습니다.
마태복음 5장에서는 용서를 구하는 것에 관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려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
너를 고발하는 자와 함께 길에 있을 때에 급히 사화하라 그 고발하는 자가 너를 재판관에게 내어 주고 재판관이 옥리에게 내어 주어 옥에 가둘까 염려하라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네가 한 푼이라도 남김이 없이 다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서 나오지 못하리라
(마 5:23-26)
또한 로마서에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권면합니다.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 (롬 12:18)
그러니 우리가 은혜로 의인이라 칭함을 받은 뒤, 과거 나의 부족함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그들과 화평을 이루는 것은 중요한 성경의 가르침 중 하나이며, 그러한 우리의 모습으로 인해 사람들은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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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이 하나님께 새로운 이름을 받아 새 인생이 시작되었듯,
우리도 하나님으로부터 의인이라 칭함을 받은 자라는 새로운 정체성이 은혜로 주어졌습니다.
새 이름을 받은 야곱의 첫 행보가 나로 인해 마음이 힘들었던 형제에게 용서를 구하고 화목한 관계를 다시 만드는 것이었듯,
우리도 내가 상처를 준 형제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화목한 관계를 만들어가도록 먼저 용기를 내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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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
마태복음 22: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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