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묵상나눔 050] 우상의 제물음식, 어떻게 해야 할까? - 고린도교회를 향한 바울의 마음
창세기 묵상을 계속해서 이어오고 있습니다만,
앞으로는 제가 교회에서 사역하며 설교한 내용의 묵상도 함께 다루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사역하는 교회를 섬기시는 많은 이들에게 함께 나눈 은혜가 온라인을 통해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함께 묵상하실 말씀은 고린도전서 8장 11절에서 13절 말씀입니다.
고전 8장
11. 그러면 네 지식으로 그 믿음이 약한 자가 멸망하나니 그는 그리스도께서 위하여 죽으신 형제라
12. 이같이 너희가 형제에게 죄를 지어 그 약한 양심을 상하게 하는 것이 곧 그리스도에게 죄를 짓는 것이니라
13. 그러므로 만일 음식이 내 형제를 실족하게 한다면 나는 영원히 고기를 먹지 아니하여 내 형제를 실족하지 않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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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은 2차 전도 여행 중 약 1년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머물면서 고린도 교회를 세웁니다.
이것은 꽤나 오랜 기간 동안 한 지역에 머물던 편에 속합니다.
그만큼 바울이 각별한 애정을 쏟은 교회라는 뜻이겠지요.
바울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교회 안에 분열과 다툼, 분쟁이 있고, 도덕적으로 타락하며, 예배에 질서가 무너지고, 이런 많은 문제들이 있다는 말을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바울이 그런 고린도 교회를 위해 작성한 서신서가 바로 고린도전서입니다.
그러다 보니 고린도전서를 읽다 보면 실제적인 여러 교회의 문제들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가르침이 많이 나옵니다.
그러니 그 중에는 지금의 우리에게도 직접 적용해 배울 수 있는 내용도 많이 있는 것이지요.
그 모든 문제를 하나의 묵상문 안에 다 다룰 수는 없을테니 특별히 고린도전서 8장의 말씀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8장 4절에서 6절의 말씀입니다.
4. 그러므로 우상의 제물을 먹는 일에 대하여는 우리가 우상은 세상에 아무 것도 아니며 또한 하나님은 한 분밖에 없는 줄 아노라
5. 비록 하늘에나 땅에나 신이라 불리는 자가 있어 많은 신과 많은 주가 있으나
6. 그러나 우리에게는 한 하나님 곧 아버지가 계시니 만물이 그에게서 났고 우리도 그를 위하여 있고 또한 한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시니 만물이 그로 말미암고 우리도 그로 말미암아 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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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고린도에서는 우상신을 예배하는 데에 사용된 제사음식이 시장에 유통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니 이 음식을 먹는 것이 혹 나의 몸과 영혼을 더럽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는 성도들이 있었던거죠.
이에 대해서 바울의 권면은 쉽게 정리하자면, 이것입니다.
"여러분! 하나님은 한 분이시고 우상은 그저 우상일 뿐입니다. 그저 돌과 나무로 만들어진 조각상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의미가 없는 것들입니다. 만물이 하나님으로부터 창조되었고 예수님으로부터 나왔어요"
이 말의 뜻이 무엇이겠습니까?
그 음식 먹으나 마나 별 차이 없다는 것입니다. 먹고나면 배는 좀 부르긴 하겠죠.
물론 그 제사와 우상숭배의 자리에 함께하며, 직접적으로 우상을 섬기고 예배하고 그 음식을 먹고 나누는 경우는 이야기가 전혀 다릅니다.
지금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우상을 섬기는 것에 참여하는 의미로서의 음식을 먹는 행위가 아닌, 우상에 한 번 바쳐진 음식을 먹는 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런 경우에 대해서 바울은 8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8. 음식은 우리를 하나님 앞에 내세우지 못하나니 우리가 먹지 않는다고 해서 더 못사는 것도 아니고 먹는다고 해서 더 잘사는 것도 아니니라
그 음식 먹으나 마나... 뭐 먹는다고 잘 사는 것도 아니고, 못 먹는다고 더 못사는 것도 아니고, 상관 없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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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린 시절, 친척집에서 제사를 지내고 난 뒤, 음식을 먹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음복'이라고 하는 한국의 문화죠.
하지만 어린 마음에 과연 그 음식을 먹어도 되나 싶은 양심의 가책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저희 어머니께서 교회를 다니던 저와 제 누나의 밥상은 따로 챙겨서 제사음식을 먹지 않도록 해주신 경우도 종종 있었더라구요.
몰랐었습니다.
만일 그런 양심의 가책이 있으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사도 바울의 이 지식을 전달받아서 자유함을 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그 제사에 직접 참여하여 조상신을 섬기는 행위에 동참한 것이 아니라면, 그 음식 먹는다고 해서 큰일 나는거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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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경우 또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바로 7절에서 언급합니다.
7. 그러나 이 지식은 모든 사람에게 있는 것은 아니므로 어떤 이들은 지금까지 우상에 대한 습관이 있어 우상의 제물로 알고 먹는 고로 그들의 양심이 약하여지고 더러워지느니라
그러니까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우상에 바쳐진 제물 음식을 먹는 행위가 그 자체로는 문제 될 것이 없는데,
그걸 보는 누군가, 특히 우상의 제물을 먹는 것이 큰 의미로서 여겨지던 문화에 있던 성도들에게는 시험에 들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상 제물 별거 아니다’라는 이 지식이 있는 사람들은 자유를 누리게 되지만,
그 지식이 없는 사람, 신앙이 연약한 사람, 마음이 쉽게 상처받는 사람은
지식 있는 사람, 믿음이 깊은 사람, 신앙이 깊은 사람의 그 아무것도 아닌 행동으로 인해
양심에 가책이 들고, 시험에 들게 된다는 것입니다.
11절과 12절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11. 그러면 네 지식으로 그 믿음이 약한 자가 멸망하나니 그는 그리스도께서 위하여 죽으신 형제라
12. 이같이 너희가 형제에게 죄를 지어 그 약한 양심을 상하게 하는 것이 곧 그리스도에게 죄를 짓는 것이니라
내가 잘못한 것이 없어도, 나의 행동으로 인해서 형제가 실족하면 그건 누구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까?
그리스도께 죄를 짓는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연약한 상처 받기 쉬운 영혼 역시도 예수님이 그 사람을 사랑하셔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셨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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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13절에서 이 연약한 한 사람을 위한 바울의 놀라운 고백이 나옵니다.
13. 그러므로 만일 음식이 내 형제를 실족하게 한다면 나는 영원히 고기를 먹지 아니하여 내 형제를 실족하지 않게 하리라
놀랍지 않습니까? 이것이 고린도 교회를 위한 사도 바울의 마음이었습니다.
교회에 믿음이 연약한 누군가가 마음 아파 할까봐, 고기를 먹는 행위가 내 형제를 실족케 한다면 그냥 고기를 아예 안먹겠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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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를 사랑하는 사도 바울의 이 결단의 고백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이겠습니까.
이 이야기를 듣고
"그래 나는 연약한 성도라 마음이 쉽게 시험에 드니까 다른 사람들이 나를 배려 해줘야 해"로 이해하시면 안됩니다 여러분...
바울이 하고자 하는 말은 그게 아니예요.
지식이 있는 자의 입장에서 우리가 형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어떤 자유를 포기하겠냐는 도전을 우리에게 주는 것입니다.
내가 크게 잘못한 건 없어도, 그로 인해 형제가 실족하지 않도록 내가 할 자유가 있는 어떤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바울의 결단은
우리에게 형제를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모습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혹시 신앙생활을 하며 나로 인해 마음이 어려운 어떤 지체가 있다면 그 지체를 위한 사랑의 마음을 품으시는 여러분과 제가 되길 소망합니다.
그리고 혹 내가 믿음이 연약한 그 사람이라고 생각이 드시는 분이 계신다면,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 나를 위해 누군가는 행동을 조심하고 있을 수 있구나 라고 생각하며,
서로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믿음의 형제 자매를 사랑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귀한 성도분들이 되시길 소망합니다.